올드머니룩, Y2K패션에 이은 럭셔리한 Old Money패션의 유행

 올드머니룩, Y2K패션에 이은 럭셔리한 Old Money패션의 유행

 

 

 

지난해부터 한국에서는 Z세대(1995년~2010년 출생)를 중심으로 ‘와이투케이’ (Y2K) 패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Y2K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유행한 문화 트렌드를 일컫는데요.
2000년대 하이틴 영화 주인공이 착용했을 법한 화려한 컬러와 패턴의 아이템을 활용하는 것이 Y2K 패션의 핵심입니다.

 

한국에 Y2K 패션이 있다면 서구권 Z세대 사이에선 올드머니(Old Money) 패션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올드머니는 기득권 상류 계층을 일컫는 말로, 선조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자산을 상속받은 집단을 통칭합니다.
이들은 투자와 창업으로 벼락부자가 된 ‘뉴 머니(New money)’들과 달리 고상하고 귀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는 인식이 있죠.

요란하게 로고를 내세우거나 누가 봐도 어느 브랜드인지 알 수 있도록 꾸미는 것이 아니라, 고급 소재의 옷을 간결하게 입는 클래식한 스타일의 올드 머니 패션은 보통은 중년 이상이 선호하는 옷차림이지만 최근엔 Z세대 사이에서 올드머니의 패션을 따라 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트렌드 덕에 경기 침체로 두려움에 떨던 명품 업계까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하는데요.

Z세대들은 대체 어떠한 이유로 올드 머니 트렌드에 열광하는 걸까요?

 

 

올드머니룩, 열광하는 이유

불안한 삶에서 찾는 ‘가짜 위안’

일부에선 전 세계적으로 치솟는 물가, 자신의 노력으로는 더는 부모 세대의 부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젊은 세대의 ‘쇼크’가 이런 유행을 만든 것이라고도 분석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유년기부터 IT 기술을 이용해 막대한 부를 얻은 신흥 재벌들을 보면서 자랐습니다.
이 IT 재벌들은 후드티와 스니커즈와 같은 스포티한 패션을 즐겨 입곤 합니다. 소득 양극화에 불만을 품던 Z세대에게 신흥 재벌들의 존재는 달갑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들이 가진 부에 대한 열망은 몇 세대를 걸쳐 부를 상속해 온 상류 귀족 계층에게 향했습니다.
선조 대대로 막대한 부를 누려온 귀족 계층들은 골프와 폴로를 즐기고 매년 지중해 바다로 요트 여행을 떠납니다.
스니커즈 대신 랄프로렌 셔츠와 캐시미어 니트를 입고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히지 않은 재킷을 입습니다.

 

 

이들은 직접적으로 브랜드를 과시하는 걸 즐기지 않기에 올드머니 패션은 ‘조용한 럭셔리’로 불리기도 합니다.
과한 패턴보다는 절제된 미니멀리즘이 올드머니 패션의 포인트입니다.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부의 양극화를 경험한 Z세대가 자신의 동경을 반영해 올드머니 룩에 열광하고, 또 그런 유행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안정감’에 가까운 위안을 얻고 싶은 것입니다.

비록 ‘올드머니’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는 없지만, 올드머니 패션만큼은 한 번의 클릭으로 쉽게 접할 수 있으니까요.

 

 

티 나지 않는 명품, 하이엔드 브랜드 매출 급성장

올드머니 패션이 주목받으면서 로고가 강조되지 않고 미니멀리즘을 강조하는 특정 명품브랜드들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올드머니 패션 브랜드로는 로로 피아나, 델보, 벨루티, 브루넬로 쿠치넬리 등이 있습니다.
로로 피아나의 경우 올드 머니 패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연 매출이 7억 1,800만 유로(1조 221억원)로 전년(5억 1,000만 유로) 대비 40%가 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인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2022년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대비 29.1% 증가한 9억 1,970만 유로를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올드머니 패션의 인기로 로고가 큼지막하게 드러나는 패션 아이템은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인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에서도 올드머니룩 인기에 힘입어 8월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거래액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8월 에이블리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배(750%) 대폭 증가했으며, 주문 수도 5.5배(450%) 늘었습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올드머니룩을 완벽하게 소화하려면 풍성하고 윤기가 흐르는 머릿결과 피부가 필수라는 분위기 속에 관련 제품 등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키워드 분석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3일까지 한 달간 ‘피부 관리’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87%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머릿결 관리’ 검색량은 4.29% 늘었습니다.

 

 

발 빠른 패션업계의 미니멀리즘

패션업계도 발 빠르게 올드머니룩 트렌드에 따른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FW 신상품의 트렌드를 보면 색상이 밝은 원색 대신 베이지, 브라운, 블랙, 화이트 등 튀지 않고 차분한 색이 주를 이룹니다.
눈길을 잡아끄는 패턴과 장식도 사라졌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가을 하면 떠오르는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들이 대거 돌아왔다”며 “여성복 브랜드들이 베이지 색상의 트렌치코트, 블랙 가죽재킷, 브라운 스웨터 등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에 디자인 변화를 준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드머니룩, 잘 입으려면?

우선 올드머니룩을 잘 입으려면 좋은 소재로 잘 만들어진 옷을 입어야 합니다.

너무 부담스럽게 맞거나 너무 헐렁하지 않은 마치 맞춤복과 같이 편안하게 잘 맞아야 하며
또한 너무 튀는 컬러나 특이한 실루엣은 피하고 뉴트럴톤, 모노톤의 자연스러운 옷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천룩

올화이트룩

블랙&화이트룩

블랙 원피스

 

화려하고 키치한 패턴의 Y2K 패션과 미니멀리즘을 강조한 올드머니 패션, 두 가지가 모두가 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몹시 흥미로운데요.
패션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이 두 패션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다음에는 어떤 트렌트가 찾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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