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혁신, 네이버는 물류혁신 중
국내 1위 이커머스 네이버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물류 혁신에 나섭니다. 배송 차별화로 단기간 내 급성장한 쿠팡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함입니다.
2년 전 3000억 원 규모의 혈맹을 맺은 CJ대한통운의 노하우를 등에 업었습니다.
관건은 수익성입니다. 쿠팡은 신선식품·생필품의 빠른 배송을 앞세워 연일 매출 신기록을 쓰고 있지만, 물류비용 증가에 따른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처럼 경쟁 플랫폼이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전국 인프라와 자동화 기술력으로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의 협업 속도를 높여 풀필먼트 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11일 밝혔습니다.
CJ대한통운은 기존에 운영중인 곤지암, 용인, 군포 풀필먼트 센터에 이어 올해 남사와 여주에 센터를 오픈했으며 향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센터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입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연합전선을 구축한 네이버는 이달 2일부터 육아·생필품 등 일부 카테고리에서 오전 10시까지 주문하면 같은 날 물건을 받는 ‘당일배송’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새벽배송도 실험합니다.
지난 4월 내일도착 물동량과 월 거래액은 전년 6월 대비 각각 2.4배, 2.5배 늘었습니다. 서비스 이용 브랜드 수도 137개로 3.9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향후에는 펫·소형가전 등 카테고리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늘어나는 물동량에 대응하기 위해 곤지암·용인·군포·용인 남사·여주에 이어 내달 1개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심 풀필먼트 센터를 추가로 오픈할 예정입니다.
하반기에는 3곳 이상의 센터 오픈이 예정돼 있습니다.
풀필먼트 센터는 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의 물건을 받아 분류·포장·배송 절차를 이행해 소비자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2023년을 기점으로 네이버는 1위 포털의 쇼핑 접근성에 강력한 배송 능력까지 갖추게 될 전망입니다.
쿠팡과의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우위를 가져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이커머스 연간 거래액은 네이버와 쿠팡이 각각 36조 원, 34조 원으로 나란히 1~2위에 올랐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쿠팡이 네이버를 근소한 차로 제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쿠팡의 경우 배달 앱 쿠팡이츠의 금액까지 포함했습니다.
그런데 쿠팡과 유사한 배송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네이버도 커머스 수익성 악화 문제에 직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쿠팡은 지난해 연간 1조8000억 원가량의 적자를 냈습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입니다.
천문학적인 비용과 넓은 토지가 필수인 자동화 설비 기반이 아닌 인력 중심의 물류센터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한 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분석입니다.
AGV(고정노선 운송로봇)와 KIVA(물류로봇)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아마존과 달리 쿠팡은 물품 이동(컨베이어 벨트)을 제외한 대부분의 과정에 인력을 투입합니다.
물론 센터 화재와 코로나19 확산의 악영향도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직접적인 비교는 피하면서도 다양한 고객 수요에 맞춘 배송 서비스를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단일한 배송 방식보다 ‘다양성’을 철학이자 핵심 경쟁력으로 키워나가고 있다”며 “판매자들의 사업 방식이나 상품 특성에 맞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삼성 태블릿 사전 예약 구매자를 대상으로 선보인 프리미엄 배송과 이사할 때 필요한 지정일 배송이 대표적입니다.
물류 인프라와 역량을 이미 갖춘 업체와 손을 잡았기 때문에 타 커머스 플랫폼처럼 대규모 물류 투자나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어 리스크는 훨씬 적습니다.
여기에 쇼핑 데이터를 바탕으로 물류 수요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인 ‘클로바 포캐스트’와 AGV·AMR(자율주행 운송로봇) 등 신기술을 대거 접목해 프로세스를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은 풀필먼트 센터와 200여 개의 허브터미널(대형·서브)을 결합한 ‘융합형 풀필먼트’를 무기로 내세웠습니다.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센터는 보관과 분류·포장 등 출고 작업까지만 책임집니다. 배송은 기사들이 대기 중인 전국 단위 허브터미널이 담당합니다.
터미널은 전국의 택배를 모았다가 고객이 있는 곳으로 다시 분배하는 역할을 합니다.
쿠팡처럼 서비스 지역을 넓힐 때마다 풀필먼트 센터를 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전국을 포괄하는 허브터미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사업을 오래 해오면서 고객이 있는 모든 지역에 물건을 보낼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했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는 사업적 시너지가 올해 가시화되고 있다며 유명 브랜드스토어, 스마트스토어 등 각 상품 특성과 사업 방향에 맞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특히 최근 국내 IT 기업들이 물류 사업 혁신에 따른 기술 개발 및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만큼 네이버는 CJ와의 협력을 보다 공고히하고 기술 확보 등을 통해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구상해 나갈 것으로도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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